바다가 끝나면 다음 바다


전시 설명

가끔 얄궂다. 가로등, 벽돌집, 올려다봐도 끝이 안 보이는 빌딩, 잔뜩 들어선 커피집, 재즈 음악, 가요, 미니스커트 입은 직장인들, 구두 신고 돌아다니는 아저씨, 헐레벌떡 뛰어다니는 상인들.

그 틈에서 우리도 무언가로 살아간다. 조리사, 과외 선생님, 커피집 사장, 일본어 강사, 부인, 남편, 애인, 부하, 상사.

때로는 모든 것들에서 벗어나 아무것도 없는 풍경을 보고 싶기도 하다. 특히 여름엔. 아무것도 없는 풍경이지만 모든 것이 있는 풍경, 아름답고 초록색이면서도 파란 색이고 빨간 색이면서도 형광색이면서도 하얀색인 곳.

모든 곳이 바스라져리고 또 시작이면서도 끝이고 죽음이면서도 살아있는 곳.

가삼로지을 7월 전시에서 그곳을 만나보자.


작가 노트

안드레야 킴: 바다를 보는 꿈을 꾸었다. 다음 날 을왕리 바다로 3시간에 걸쳐 갔다. 해변에 작은 방석을 놓고 앉아서 사람이 없는 풍경을 보았다. 나는 비로소 바다에 가서 형체가 생기는 사람이 됐다.

빌라예비치: “미래적인” 것을 마주할때 느끼는 생소하면서 익숙한 느낌. 본 적 없지만 본 것 같은 것.

왕수경: 어떤 사람 때문에 바다에 갔는데 그 바다는 내가 원래 알고 있던 바다를 세 개나 가지고 있는 바다였다. 한 바다가 끝나면 다음 바다가 나오고 다음 바다가 끝나면 그 다음 바다가 또 나왔다. 나는 마치 그동안 몰랐던 세상에 있는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전시 기간

2019.07.26-2019.08.2


참여 작가

안드레야 킴, 빌라예비치, 왕수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