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현대가족사 - 김영준조근숙 개인전


전시 설명

작년 한 해 자유로운 전시의 활성화를 위해 익명/가명 전시를 열었던 가삼로지을에서 올해도 이를 이어가고자 여름철 여섯 번의 릴레이 익명/가명 전시가 펼쳐집니다. 첫 번째 전시는 김영준조근숙 작가의 <근현대가족사>입니다.

<작가노트>

나의 유년과 부모의 젊음에 묘한 기시감을 느낀다.

재현의 종점을 가족으로 두었던 나는, 지금과 닮은 듯 다른 모습을 한 그들을 그리는 것만으로도 벅차게 재미있다. 과거의 모습들은 은연중에 현재의 이미지와 버무려져 과거와 현재, 그 중간 어디쯤의 형상으로 화폭에 자리잡는다.

요즘엔 필름사진에 적혀있는 연도를 잘 살펴보게 된다. 오래된 건 70년대, 최근 건 2000년대 정도일까. 모던이란 명목아래 서양을 동경하고, 표방하던 시절을 다 담아놓은 것 만 같다. 화면 곳곳 어색한 미감들은 좋기도, 나쁘기도 하다. 서양미술과 한국미술의 불협화음들도 상기시킨다. 제 위치를 못 잡고 방황하는 내모습도 괜스레 겹쳐 보인다.

어떤 날, 혹은 누군가를 찍었던 장면들은 여전히 필름사진 속에서 반짝인다. 몇몇 사진들은 모퉁이에 날짜가 적혀있다. 사진을 보며 웃다가도, 가끔 그 숫자들은 너무 날카로워 순간적으로 현재의 낭만을 베어버리기도 한다.

아득히 먼 시절 같다가도, 그 속의 나와 부모는 지금 이곳에서도 비슷한 표정을 짓고 있다.

원래 아버지를 그리는 것조차 싫어하시던 어머니도, 요즘엔 자기가 그림에 많이 나온다고 좋아하신다. 괜히 어머니의 젊음을 소환하는 것 같기도 하고. 내가 어질러 놓은 옛날사진들 보면서 웃으시는데 그렇게 예쁘시다. 사실 지금 내가 필름사진을 그리는 이유는 그것이면 더 보탤게 없지 않나.


전시 기간

7월 11일 - 17일


기획

가삼로지을, 김영준조근숙


참여 작가

김영준조근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