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O을 찾아서


전시 설명

<OO을 찾아서>에서 OO의 정체는 불분명하다. 관객은 들려오는 인물들의 목소리를 통해서만 OO에 대한 단서를 유추할 뿐이다. 그러나 그들이 뒤쫓는 OO이 무엇인지, 어떻게 사라진 것인지, 심지어는 이들이 왜 OO을 찾으려 하는지조차 알지 못한다. 그저 끊임없이 반복되는 추적 속에 함께 내던져질 뿐이다.

추적이 진행되면서 점점 OO은 하나의 대상으로 특정되길 거부한다. 처음에는 얼핏 사람 혹은 짐승처럼 묘사되었던 OO은 자취만 남긴 채 ‘사라진 사건’이 되기도 하고, ‘사건이 일어난(날) 장소’ 자체가 되기도 한다. 물화되었던 개별 대상에서 이제는 그 스스로가 끊임없이 자기 존재를 탈바꿈하는 주체의 자리에 놓이게 되는 것이다.

여기서 추적하는 자와 추적되는 자의 위치는 역전된다. 인물들은 무언가를 상실했으나 상실한 것이 무엇인지 알지 못한다. 애초에 상실한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그저 ‘무언가를 상실했다’는 의식만이 이들을 맹목적으로 움직이게 할 뿐이다. 여기서 작가는 사라진 OO을 관객과 함께 더듬어보고 싶었다. 우리를 맹목적으로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

끝나버린 무대 위에 나레이션이 시작되지만 어떤 공연도 상영하지 않는다. 작가는 끝난 뒤 시작하고, 시작되면 끝나고 마는 이 무대를 어떤 죽음의 이후에야 드러나는 이야기를 표현하려 한다. 이야기의 결말은 물론 각자에게 달려 있을 것이다. 주인공인 듯 단상 위에 서 있는 지금의 당신처럼.

글: 차재신


작품목록

OO을 찾아서, 사운드 설치_2채널 사운드 18min.2sec. 디지털싱글채널비디오 16min, 빔프로젝터, 스피커, 2021

끝나고 시작하고, 끝나가는 무대의 주인공을 위한 단상, 나무, 파이프, 140x140x40(cm), 2021

밖과 안의 중간 그리고 그곳에 있는 진짜 풀 숲, 암막커튼, 커튼봉, 나무와 우드락 위 아크릴, 모니터, 유토, 가변설치, 2021


전시 기간

2021년 5월 25일 - 6월 6일


기획

김호두


참여 작가

김호두


설치

강민기


포스터 디자인

최동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