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kka
전시설명
장기화된 전염병으로 인해 가상과 현실의 경계가 희미해지며, 우리는 투명하고 납작한 프레임 너머로 모든 것을 겪고 그것을 비대면이라 부르고는 한다. 그러나 게임을 좋아하는 밍디, 에센에스 중독 솔디, 발로 뛰기 좋아하는 우디는 서로의 전혀 다른 경험 속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공통 분모를 발견한다. 우리가 소비하고 몰입하는 것들이 실존하는 것일 수도, 사람에 의해 만들어진 가상일 수도 있지만 이를 만지고 음미하며 느끼는 것들은 ‘진짜’ 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들은 이 요소들을 수렵하기 위해 「Sukka밀렵단」을 꾸렸다.
밍디는 비뚤어진 약자들이 사는 가상의 생태계를 기반으로 내러티브를 만드는 작업을 한다. 그 것은 황새를 따라가려다 가랑이가 찢어진 뱁새의 후일담이다. 뱁새는 약하지만 무지를 가장하여 끝내 목적을 달성하는 자, 에이론eiron이 될 것이다. 그리고 그 에이론에서 유래한 아이러니는 뱁새들의 궁극기가 되어 다시 이야기를 이어나간다.
솔디는 너무 많은 생각들이 불어나고 풍화되는 것을 비유하는 동화를 만든다. 사람들이 화면 너머로 표현하고자 하는 다양한 모습들과, 그 모습들을 만들어내기 위한 욕망의 시발점이 어디인지 고민해보고, 그 이야기에 살을 붙이다 보면 현실과는 동떨어진 브이로그나, 엉뚱한 것들을 찾아다니는 서사시로 이야기가 변질된다. 이런 모습을 레이어와 클리핑 마스크로 나타낸다.
우디는 자주 일상에서 마주하는 수많은 장면들이 금세 휘발되어 사라지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생활 반경은 점점 좁아지고 움직임은 점차 줄어들어 더 이상 특별할 것 없는 삶 속에서 휘발되어 버린 이미지와 내 주변의 일상이었던 지난 날의 장면을 판화의 여러 기법으로 제작한다.
이들은 비대면이라는 상황에서 파생되는 여러 현상들을 플랫한 레이어로 구성하기 위해 각각의 단편적인 모습들로 이미지를 제작하고, 연극의 극본이나 포스터 제작을 위해 고안된 판법인 Lithography(석판화)의 각각 한 도(판)으로 재구성한다. 서로의 경험이 겹쳐져 하나의 사회 현상임을 표현하기 위해 3도가 겹쳐져 하나의 작품을 이루는 석판화 시리즈를 기획한다. 이번 전시는 서로의 각기 다른 경험, 관심사를 보충 설명하고 인과를 부여하며 그들 사이의 공통 분모를 관객들이 조금 더 적극적으로 찾아보도록 하기 위해 개별 드로잉과 설치 작업을 함께 보여준다.
전시기간
4월 17일 - 30일
기획
쓰까밀렵단
참여작가
쓰까밀렵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