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련과수행


전시 설명

중국의 암벽 안에 들어가서 수행하는 것만이 수행이 아니다. 수련회에서 빨간 모자의 조교 구령 앞에서 발맞춰 뛰는 것만이 수련이 아니다. 무언가를 얻기 위해 반복하고 생각하고 빠져들고 끄집어내고 그 어떤 나만의 이상향을 찾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것. 일련의 드로잉도 조각도 설치도 흐응거리는 멜로디도 손을 까딱거리며 리듬을 찾는 것도 모두 수련이다.

수련은 신성하다. 마스터피스를 위해 한 획을 긋고 자신의 유명 작품의 또 다른 복제본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닌, 어쩌면 언제나 처음인 행위다. 수련은 정직하다. 수련과 수행은 정신적인 몰입을 만들어낸다. 자신을 가다듬고 자신과 가장 밀접한 행동을 반복적으로 함으로써 정신적으로도 수련하게 된다.

때론 우리는 몹시도 무언가를 갈망해 수련을 하고, 때론 그것이 귀중한 찰나의 순간을 담는 것임을 자각하지 못한 채 수련 자체에 경도돼 성실하게 수련하고 있기도 한다. 예기치 않게 수련을 하게 되는 사람도 존재한다.

이번 가삼로지을 4월 전시 주제는 ‘수련과 수행’이다. 이번 기획전에서 3명의 작가들은 수련과 수행을 각자의 작업으로 실현할 것이다.


작가 노트

#수행록 1. 이소박

‘옮김’을 수행한다. 이소박은 사진으로 가공된 자연 풍경의 세부 이미지를 펜촉으로 하나하나 옮긴다. A4라는 화면 안에 쌓고 기록한다. 수집한 이미지를 눈으로 음미하고 손으로 그려낸다. 이미지를 복제하고 가공한다. 철저히 옮김 그 자체를 수행한다.

#수행록 2. 김붓

일주일에 15시간씩 아이들에게 그림을 가르친다. 아이들은 어떤 것을 주로 그리기 좋아하고 또 주로 어떤 것을 일부러 빼고 그린다. 그래서 김붓은 그 어떤것들을 반복해서 그리게 된다. 일종의 수련이고 수행이었다.

#수행록 3. 풍위엔

오직 자기만의 세계 안으로 빠져드는 방법. 풍위엔은 보름간 자신의 세계로 빠져들기 위해 드로잉을 했다. 3마 정도의 캔버스 안에서 외부, 타인, 세상이 아닌 오직 내면만 들여다보며 수련했다. 늘 같은 시간에 가삼로지을에 와서 오직 자신만 생각하며 발굴했다.


전시 기간

2019.04.19-2019.04.19


참여 작가

풍위엔, 이소박, 김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