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콘, 털뽑힌 토끼 그리고 포스트 잇
전시 설명
창피함이라는 감정은 생각보다 복잡하다. 치욕스럽고 부끄러운 감정보다는 다소 가볍고 민망하고 당황스러운 감정보다는 조금 무겁다. 들키고 싶지 않은 모습을 보였을 때 -허세, 꾸며지지 않은 모습, 비도덕적인 모습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감정을 느낀다고 한다.
내가 그어놓은 내가 설정한 나라는 사람, 보이고 싶은 모습은 어쩌면 내 생각 안에서만 존재할 수도 있다. 조명 앞에서 흐릿하게 나의 모습을 쳐다볼 때와 다른 사람의 카메라로 찍혀진 나는 항상 다르지 않은가. 내가 그려놓은, 내 생각 안에서의 나라는 사람의 모습과 성격이 제대로 발현되지 않을 때, 갑작스럽게 누군가에 의해 내가 예상하지 못한 나의 모습이 튀어나올 때 당황하고 때론 창피하다.
창피함을 느낀다는 것은 새로운 거울을 보는 행위일 수 있다. 새로운 거울은 다각도로 나의 모습을 비춰준다. 늘 비추고 싶었던 앞면 말고 측면과 후면 때로는 정수리 발가락 털 그리고 어딘가 숨은 면까지도. 구석구석 자신을 관찰해보는 행위가 된다.
1월 가삼로지을 전시 <유니콘, 털 뽑힌 토끼 그리고 포스트잇>에는 작가 윤익혼 피터R 베드로가 작업을 선보인다. 이들은 거울을 관중에 비추거나 스스로 비춰보거나 거울 자체에 대해 주목하는 행위를 보여줄 것이다.
작가 노트
윤익혼: 유니콘을 그리고 싶다. 예쁜 스티커를 사서 막 붙이고 싶다. 어른이 되어서 하지 않게 되었지만 여전히 하고 싶은 행동.취향. 왜 하고 싶고 왜 하지 않게 되었나?
피터 R: 나를 아는 사람 아무도 이 사실을 모르길. 비극적 상황에 놓인 토끼. 그리고 그걸 구경하는 나
베드로: 마음 안에 여러 기억의 박스가 있다면 이것은 작고 단단하지만 겉은 그래도 반짝이는 포장지로 쌓여 있을 것이다. 다른 박스들은 안전하지만 웬일인지 시큰둥 재미가 없다.
전시 기간
2019.01.25-2019.02.03
참여 작가
윤익혼, 피터R, 베드로